장 뒤뷔페는 누구인가?
장 뒤뷔페는 1901년 태어나 1985년 사망하기까지 프랑스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활동했으며, 저급 예술(low art)의 미학에 다가갔습니다. 그는 르아브르에서 부유한 부르주아 가정의 와인 상인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로는 작가 조르주 랭부르, 레몽 크노 등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1918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줄리안느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하였으며 예술가 페르낭 레제, 후안 그리스, 앙드레 마송 등과 친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줄리안느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 아카데미의 교육이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깨닫고 아카데미를 떠나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1925년에는 가업을 이어받기로 합니다. 1933년에 다시 예술작업을 시작했지만 5년 뒤 와인 사업으로 돌아왔으며, 1942년 비시 프랑스 시절에 이르러 완전히 와인 사업을 그만두고 예술에 전념하기로 합니다. 이후 예술이론가로서 자신의 예술관을 피력하고 자신의 작품들을 스스로 평론합니다. 또한, 1947년부터 1949년에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으로 여행을 가서 지나치게 제도화된 사회에서 해방되는 감정에 빠졌으며 유리, 모레, 끈 등 각종 재료를 섞는 실험적인 예술을 시작했습니다.
한편, 장 뒤뷔페는 아르 브뤼 사조의 창시자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예술관념이 너무 교리적이고 현학적이라 생각했고 이에 반하여 직관적이고 솔직한 예술을 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기존 예술전통을 거부하고 유럽 미술계에 혁신을 불러온 ‘앵포르멜’(비정형) 작업을 비롯해 ‘콜라주’와 구별하기 위한 작업방식인 ‘아상블라주’ 등의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장 뒤뷔페에 대해서 정말 뛰어난 최후의 파리 화가이며, 프랑스 회화는 장 뒤뷔페 이후 그다지 변화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르 브뤼, 아상블라주란?
아르 브뤼는 세련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형태를 지닌 미술을 말하며, 장 뒤뷔페가 1945년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아마추어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순수한 미술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장 뒤뷔페는 어린이나 초보 미술가 등 전통적 미술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그려진 그림이 직업 화가들의 작품보다 훨씬 창조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특성을 하나의 가법으로 도입하였습니다. 다듬지 않은, 야만적인 등의 뜻이 있는 브뤼라는 말은 길들여짐을 거부하는 것과 무의식, 본능에 창조된 산물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하여 아르 브뤼는 처음에는 반문화적, 반예술적 입장을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아상블라주는 모으기, 집합, 조립이라는 프랑스어로 여러 가지 물질을 이용해 평면 회화에 삼차원성을 부여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장 뒤뷔페의 말
'예술을 향한 인간의 욕구는 절대적으로 원시적이며, 빵을 갈망하는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강렬한 것입니다. 빵이 없다면 굶어 죽겠지만 예술 없이는 지루해 죽습니다'
'예술은 삶의 권태를 견디다 못해 창조되는 그 무엇입니다'
'사상이란 이성과 논리의 과정과 접촉했을 때는 물로 변화하고 마는 증기와도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전시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은 2022년 10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장 뒤뷔페를 만나다라는 타이틀로 특별전 뒤뷔페 전을 개최했습니다. 장 뒤뷔페의 회화, 조각 등을 포함한 대표작 67점으로 꾸려졌으며 소마미술관과 프랑스 장 뒤뷔페 재단 등이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전시는 장 뒤뷔페와 자크 빌레글레가 주고받은 편지로부터 출발하여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6월 작고한 자크 빌레글레가 생전 마지막으로 준비한 회고전이기도 한 전시였으며, 그가 뜨거운 우정을 나눈 장 뒤뷔페의 전 생애를 조망한 작품들뿐만 아니라 빌레글레의 작품도 함께 전시됐습니다. 특히 자크 빌레글레는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된 것이 처음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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